내 남자가 사랑한 여자

이벨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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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가 사랑한 여자의 몸에 빙의했다. ˝뭐 하는 짓이냐고? 네가 직접 봐!˝ 블랙박스 영상을 살펴보던 지안은 남친의 불륜 장면을 목격했다. 심지어 불륜 상대는 3년간 몸바쳐 일한 상사의 약혼녀, 안유주였다. 배신감과 제 상사에 대한 죄책감까지 더해져 분노한 지안은 연석을 찾아가 그 영상을 보여주며 소리쳤다. ˝할 말, 있어?˝ ˝그게 뭐 어때서. 그 여자 나한테는 기회야. 너도 내가 더 높이 올라가면 좋은 거 아니야?˝ ˝너는... 지금 이 꼴을 하고도 계속 날 만나겠다는 거야?˝ ˝왜 못 해. 이 여자도 차도준이랑 결혼할 텐데. 우리라고 계속 못 만날 이유 없어. 난 너랑 결혼할 거야.˝ 미친 소리에 기막혀하던 것도 잠시,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계단 아래로 나가떨어진 지안은 만신창이가 되어 깨어났다. ˝...씨. 제 말 들립...까?˝ 죽지는 않았구나, 안도하던 지안은 팔다리를 꼼짝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목소리마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덜컥 겁이 났다. 거기다 주변에는 온통 처음 보는 사람들뿐이고 심지어 그들은 지안을 제 딸이라며 울고 있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몰라 당황하던 그때, 그녀의 눈에 분명히 아는 이가 들어왔다. ´이사님!´ 제가 모시던 상사를 발견한 지안은 간절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 화답이라도 하듯 가까이 다가온 도준이 말했다. ˝다행입니다. 이대로 죽어버렸다면... 난 당신을 용서하지 못했을 겁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수 없었던 지안은 그저 커다란 눈만 깜빡거릴 뿐이었다. 귓바퀴에 입술이 닿을 것처럼 가까워진 그가 서늘하게 속삭였다. ˝살아 줘서 고마워요. 안유주 씨.˝ 잠깐, 안유주라니? 그건 내 이름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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