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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다

은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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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널 오늘 아프게 할 생각이야.” ‘아프다’라는 말이 가진 무게와 달리 남자의 음성은 사뭇 가볍다 못해 냉소적이었다. 무어라 더 입을 열기도 전에, 주원이 그녀를 침대 위로 쓰러트렸다. 낯설고도 익숙한 남자와의 원나잇. 만일 멈출 마음이 있다면 지금이 가장 적시일지도 모르겠다. 본디 거침없고 무례한 사람은, 머뭇거리지 않고 빠르게 끊어 낼수록 좋은 법이므로. “……혹시 지금이라도 싫다고 하면…… 없던 일로 할 수 있나요?” “싫다고 할 순 있어. 하지만.” 속옷을 풀어 내린 남자의 손이 기다렸다는 듯 다시금 가슴을 움켜쥐었다. 헉, 하는 신음이 본능처럼 터져 나왔다. “네가 싫다고 해서 멈추진 않을 거야.” 어차피 싫지도 않잖아? 그의 음성이 선명하게 귓가를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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