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

완결
추운 겨울 골방엔 누구나 그렇듯 따듯한 손길이 찾아오길 마련이었다. 생각의 끝에 다다를 즘, 큼직한 그의 손이 효원의 정수리를 따듯하게 쓰다듬었다. “서울에 돌아온 걸 환영해.”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사적인 자리가 아닌 공적인 자리에서 그를 다시 마주한 건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회사 식당에서였다. “우리 월급 주는 사람 그리고 그의 친구들.” 직상 상사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예민한 얼굴을 발견했다. 그때의 다정함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보지 못할 냉정함과 절제된 표정으로 우연히 효원과 눈이 마주친 신주호였다. 그와 마주칠수록 하루가 온통 실수투성이였다. “부사장님.” “네?” 그가 장난스럽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다. 얼굴에 세상 피곤함은 다 끌어안고서 말이다. “헷갈리게 하시면 안 돼요.” “뭐를요.” 초콜릿을 팍 움켜쥐고 회의실 문고리를 잡아당기려던 순간이었다. “싫은데.” 각이 잘 잡힌 슈트를 입고 사무적인 온도와 동네 오빠의 온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에 대해 온전히 휘둘려 그런 것뿐이라고 여겼다.
#현대로맨스 #현대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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