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마음

송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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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내 피부 같거든. 조금도 떨어지는 게 싫어.” 19년 전. 뿌연 안개 속에서 주워 온 말라깽이 여자아이, 여혜준. “내쫓지 말아 주세요. 저 밥 조금만 먹어요. 한 끼만 주셔도 돼요.” 처음엔 그저 충동적인 연민이었다. 제 울타리 안에서 보듬어 주면 그만이었던 알량한 마음. “선을 보고 있어요.” “엄청, 흥분되네. 네가 지금 여기 없고, 딴 남자랑 있다는 게.” 하지만 중원은 알지 못했다. 어느덧 소녀가 여인이 되고 수많은 계절이 흐르는 동안 그 볼품없던 계집애가 제 첫 마음이 되어 버렸을 줄은. * * * “이건 뭘까?” “선볼 분 프로필입니다.” “빠르기도 하시지.” 중원은 혜준이 갖고 온 봉투를 한참 노려보다가 서류 한 장을 꺼냈다. 예상대로 대국병원 조애리의 신상이 적힌 서류였다. 신약과 대학병원은 찰떡궁합이었으니까. “두 분이 만날 날짜는 언제가 좋을까요? 편한 날짜 말씀하시면 조애리 씨와 조율해 보겠습니다.” 기계적인 혜준의 음성에 어이가 없어 중원은 헛웃음을 삼켰다. 2년 만에 재회한 혜준은 그의 예상을 모두 비껴갔다. 잠깐 끼어든 정적에 혜준의 고요한 숨소리만 들렸다. 중원은 특유의 삐뚜름한 웃음을 지으며 손에 쥔 조애리의 프로필을 부채처럼 흔들었다. “아무렇지 않은 표정이네. 내가 결혼할지 모르는데도.” “얼른 조애리 씨와 결혼하세요. 그래야 저도 자유의 몸이 되죠.” 그의 선택지에 여혜준은 없었는데. 속이 뒤틀리는 비논리적인 이 감정을 무어라고 단정 지어야 하나. “너도 데려갈 건데.”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내리쳤다. 땅이 꺼지는 느낌에 혜준은 눈을 질끈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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