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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약강철번개 : 전쟁은 엿 같은 짓이다]

236화 맥스스틸 제철소, 성 안토니오 대수림 수복전 (3)

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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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스스틸의 군사작전은 공식적으로 종료되었다.

 폭격으로 적의 저항의지를 완전히 파괴하였으며, 정예부대가 앞장서서 남은 잔당을 제압하고 제거하는 과정에 있다. 얼마나 안전한지 아무 무기도 없이 다가가도 적은 폭격과정에서 발생한 쉘쇼크(Shell Shock)로 벌벌 떨기만 하지 반항조차 하지 못할 정도다.

 남은 것은 가루가 된 잔해와 녹아버린 구조물이 전부. 그들이 맥스스틸에서 무엇을 했고, 무엇이 남아 있는지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을 규모로 폭격을 했기에 진입한 자는 어떤 특이점도 발견하지 못했다.

 방금 전투가 끝난 안전한 장소. 군인을 제외하고 그런 곳을 가장 먼저 가는 사람은 누구일까? 누가 그런 특별하고, 특이한 장소를 가장 먼저 가서 정보를 선점하려는 사람이 누구일까?

 “이쪽으로 오십시요. 거기는 지뢰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이봐! 거기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다!”
 “허락된 장소는 촬영이 불가합니다. 잠깐, 촬영이 불가능하다고요. 카메라 넣어!”
 “예? 선임이 잘 해주냐고요? 그 개……. 나리처럼 무척 아름다우신 마음을 지니셨죠. 근데 여기 출입 허가증 받으셨습니까? 기자가 온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

 단언컨대 바로 기자다.

 일부로 전쟁터에 따라가서 취재하는 종군기자(War Correspondent)라는 것도 있는 만큼 기자의 취재정신은 대단하다. 비록 이번 작전에선 보안을 위해서 작전 중에는 기자의 출입과 동반이 허락되지 않았지만, 작전이 종료된 현재는 상관없다. 오히려 국방성의 선전과 이미지 변화를 위해서 일부로 데리고 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기자가 그리 말을 잘 듣던 사람인가?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정훈장교의 지시에 따라서 움직여야 할 기자가 어느 순간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는 것은 사소한 수준이다. 몇몇 의욕이 넘치는 기자는 자기 멋대로 움직였다가 고가의 장비를 손상시키거나, 위험지대로 들어가서 죽어 놓고는 국방성에 항의하는 사건도 있었다. 아, 물론 대체로 국방성이 나서기 전에 기자가 속한 방송국이나 신문사가 박살 난다.

 말을 잘 듣는 기자는 부대에서 일반적으로 제공하는 정보를 받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당길 만한 내용은 상상하지 못하는 장소에서 발견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일부 신문사에서는 일부로 통솔하는 장교 몰래 괜찮은 사진을 찍어 오라는 주문을 넣기도 한다. 그리 효과는 없다. 절반은 개소리에 기자와 신문사가 싸우고, 절반은 해주다가 기자와 신문사 둘 다 작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때때로 이런 시도에서 엄청난 특종을 발견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에 기자는 끊임없이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기를 반복한다. 때로는 국방성이 숨기는 것을 발견해서 복권을 긁은 것처럼 대박을 칠 수 있으니까.

 “아, 거참 깐깐하네. 조금 돌아다니게 해주는 것이 어때서?”

 지금 장교 몰래 돌아다니는 특종을 찾아다니는 기자 튜테 프레스티(Tute Pressti)처럼. 돈 주는 사람 빼고는 타인의 말을 더럽게 듣지 않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남은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 기자 중 한 명이다.

 “군인들 따라가봤자 뭐 얻을 게 있겠어? 우리가 이만큼 노력했다. 이만큼 희생했다. 이 소리만 나오고 끝나겠지. 이번에 또 그런 기사만 적어간다면 사장한테 뒤지게 혼나는데. 사람이 정이 없어.”

 자기 자신을 속이는 변명을 하고 행동을 정당화하며 몰래 기지를 돌아다니는 튜테. 기지 한가운데를 지나가는 만큼 군인들의 숫자가 아주 많지만, 아무도 그를 이상하게 보지 않았다. 작전이 끝난 현재 정리를 위해서 군인 뿐만 아니라 다른 민간인도 해당 장소를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취사병이나 전투병과를 보조하는 군인들 말고도 전문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들. 예를 들면 이동형 트레일러 안에 식당이 있는 프렌차이즈, 돈을 받고 물건을 파는 잡화점, 그리고 성 안토니오 대수림과 수도원의 관계자들. 적지 않은 민간인이 돌아다닌다. 카메라만 잘 숨기면 충분히 수상하지 않다.

 “저기 술 취한 사람이 있네. 다음 기사는…. 부대 안에서 술에 취해 돌아다니는 장병들…. 이거 괜찮네.”

 아니면 그냥 가지고 다니던가. 들키던 말던 아직 머리에 총알 안 박혔으니 괜찮다. 설마 군인들이 죽이겠나?

 그렇게 튜테는 계속 돌아다녔다. 이상하게 시선이 끌리는 부대에서 유일한 술 취한 이상한 사람 한 명을 보고 뭔가 있다는 확신을 얻은 것이다. 그 사람이 지휘소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지휘소도 개판이거니 하는 생각을 하고 있기도 하고.

 그런데 정작 계속 돌아보니 이상하거나 수상한 점은 방금 술 취한 사람을 제외하고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군기는 철저하고, 보안은 확실하며, 동작은 재빠르다. 흠잡을 것 없이 완벽하다. 특종은 고사하고 타의 모범이 되는 부대라고 기사를 내도 손색이 없다.

 그야 당연하다. 여기는 요한 뒷셀호프가 직접 지시를 내리고 있는 부대. 어지간한 별을 단 장군도 그가 나서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움직인다. 그 어떤 기자도 흠집을 찾을 수 없었던 불패명장이 지휘하고 있다. 쓰레기나 다름없는 기자가 뭔가 찾을 수 있을까?

 “이러면 돌아가서 잔소리만 잔뜩 먹을 텐데….”

 기자란 자고로 진실이던 아니던 충격적인 기사 하나로 먹고 사는 직업이다. 방금 사람 하나로 얼마든지 과대포장이 가능하지만, 하나만으로 국방성으로부터 역공격이 올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러다가 죽은 선배도 적지 않았다.

 누군가는 술에 취해서 돌아다닌다. 그런데 군기는 철저하다? 두 이질적인 조합이 동시에 공존하고 있으면 눈치가 있다면 의심은 해봐야 한다.

 튜테는 방금 발견한 사람 말고도 다른 특종거리가 있나 계속 돌아보았다. 기자의 식견으로도 군사적으로 중요하지 않으면서도 군인이 지키고 있는 곳. 특히 헌병들이 엄중하게 감시하고 있다면 아주 좋다.

 특종이라는 것은 대체로 그런 곳에서 발견된다. 단체의 치부는 누군가는 숨기거나 감시하고 있으니까.

 “어?”

 그러다가 이상한 것을 발견한 튜테. 검은 천으로 이루어진 수도사와 수녀가 한 곳에 모여서 한숨을 쉬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근처에 수도원이 있기는 하다. 성 안토니오라는 이름이 왜 붙었는지는 몰라도 천주교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조금만 찾아봐도 알 수 있다. 수도원 관계자보다 대수림이 재생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러 온 식물학자가 더 많기는 하지만 수도원의 사람들을 아주 무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성 안토니오는 천주교인의 힘으로 얻은 영토. 엄연히 우선순위는 수도원의 수도자에게 있다. 그런데 이들이 수도원에 가지 않고 모여서 한숨을 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종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옐로우 저널리즘(Yello Journalism)의 튜테 프레스티라고 합니다! 혹시 인터뷰 가능하십니까?”

 튜테는 자연스럽게 다가갔다. 평온한 미소를 짓고 평범한 기자의 모습을 가지고. 전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며 사람에게 호의감을 가지는 강아지처럼.

 “기자요? 신부님. 기자님이 오셨….”

 “기자? 이름이…. 뭐라고? 그딴 쓰레기 신문사와 할 인터뷰는 없다!”

 하지만 이름을 듣자마자 바로 버림받았다. 그가 속한 신문사가 너무 유명한 탓이다. 부정적인 면으로. 사실 그 유명세의 절반이 튜테가 만들기는 했지만. 어찌 되었든 튜테는 말을 걸기도 전에 거부당했다.

 심지어 자기 이름도 친절하게 알려줬는데! 이건 좀 너무하지 않나? 세상에 사람을 이렇게 매몰차게 대하면 총을 맞는 거….

 “워워. 신부님, 손에 권총은 내려 놓으시는게 어떻습니까? 저는 평화를 사랑합니다.”

 튜테는 총을 맞게 생겼다. 내가 뭘 했다고?!

 “너에게 알려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썩 꺼져!”

 “아니, 그럼 간단한 질문 하나만….”

 “신부님! 그러지 마세요! 지금 그걸 걱정해야 하는게 아니잖아요! 헌병이 수도원을 왜 통제하고 있는지 알아야 하는데 총을 쏘면 큰일나요!”

 “사라져라! 마귀야!”

-탕!

 미친. 진짜로 쐈다.

 “죄송합니다! 옐로우 저널리즘 많이 사랑해주세요!”

 “다신 오지 마!”

 이에 관해서는 튜테가 잘 모르는 신부의 사정이 있고, 신부는 잘 알고 있는 튜테의 사정이 있다.

 전쟁 초기에 리베라가 갑작스러운 공격에 아주 처참하게 밀릴 때 수많은 사람들이 적중국의 공격을 피해서 피난을 왔었다. 그 중에서 적중국의 공격을 아주 생생하게 볼 수 있었던 몇 없던 생존자가 있다. 성 안토니오 대수림에 거주하던 사람들이다.

 수도원에 있던 사람들은 대수림에서 동물들을 관리하던 사냥꾼들의 호의가 가득한 분전(奮戰)으로 운 없게 탈출하지 못한 일부를 제외하고 전원 탈출했다. 고아원이고 주변에 명망 높던 수도원이라서 가능했던 일이다. 게다가 그 당시에는 수도원에 몇 개 없던 트럭도 있었고. 사람은 많고 외진 곳에 있어서 필요했다.

 어찌 되었든 수도원의 사람들은 꽤나 원활하게 피난 가는데 성공했다. 미친 사람처럼 달려오는 적중국의 노예의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본 몇 없는 생존자로.

 기자에게 더할 나위 없는 소재다.

 수많은 신문사와 라디오 방송국이 그들에게 인터뷰를 시도했고, 참혹한 참상을 본 신부와 수녀는 성심성의껏 인터뷰에 응해줬다. 수도원의 아이를 도와 달라고, 불쌍한 자를 돌봐 달라고.

 문제는 그 중에 튜테가 있었다는 것이고.

 “나는 네가 한 짓을 기억한다!”

 튜테의 옐로우 저널리즘은 아주 거대한 쓰레기를 선물했다. 제목을 ‘불쌍한 사냥꾼을 버리고 도망친 수도원의 뒷면’이라고 적었으니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지. 그들의 희생을 외면한 것처럼 서술했으니.

 아, 물론 튜테는 기억하지 못한다. 가해자는 피해자를 기억하지 않는다. 이건 그에게 수많은 잘못 중 하나에 불과하다. 안타깝게도 튜테가 처벌받지 않은 이유는 이런 쓰레기를 처형하기에 상황이 복잡하다는 운 좋은 전쟁의 시기였기 때문.

 허나 피해자는 어제 있었던 일처럼 기억하고 있다. 그로 인해서 천주교의 인식, 아니 종교계 인물의 인식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굶어 죽거나 집단적으로 구타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정신적으로는 굉장히 힘들어했다. 말이라는 것은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이 가능하기에 그들이 누군가의 희생으로 살아났다는 것은 맞으니. 지금 겨우 다시 회복했는데 튜테의 인터뷰를 다시 받는다? 제정신으로는 하지 않는다.

 “거 참. 야박하네.”

 인터뷰는 거절당했지만.

 “그래도 필요한 정보는 얻었으니까 필요 없어.”

 튜테는 원하는 걸 찾았다.

 헌병이 수도원을 지키고 있다. 뭔가 냄새가 난다. 저기서 엄청난 특종의 냄새가 난다. 군대가 철저하게 보여주지 않거나 지키려고 하는 비밀의 향이 느껴진다. 이기적인 감각이 수도원에 뭔가 있다고 알려주고 있다.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서 덩그러니 존재하는 석재 건물. 입구를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헌병. 저기다. 저기에 특종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아직 정의가 살아 있다.

 “거기 거수자 정지!”

 헌병이 받은 임무는 하나. 요한과 요한에게 지시를 받은 사람을 제외하고 이 건물 안에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것. 원래 수도원에 살던 사람도 들어가지 못했는데 한낮 기자가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름과 신원증을 제출하라. 이곳에 들어가도 된다는 허가서가 있나?”

 다만 규칙이 튜테의 궁금증을 더 증폭시켜주었다.

 “아, 저는 기자입니다. 이건 제 기자증이고요. 안에 들어가서 사진을 조금만 찍어도 되겠습니까?”

 “이 장소는 현장 총책임자에 의해서 최고 등급 경계 지역으로 설정되었다. 만약 허가서 없이 출입을 시도한다면 경고 없이 사살된다. 당장 돌아가라 민간인.”

 “당연히 안되네요. 안녕히 계세요.”

 “잠깐, 기자라고? 인솔 장교는 어디 있지?”

 “수고하세요!”

 “정지! 정지! 신원 미상의 거수자 발견! 바로 체포하겠다!”

 참고로 이런 전시상황에서는 군인 말 안 들으면 사살당해도 항의할 수 없다. ‘안전’한 지역이라고 했지만 변명거리는 많다. 멋대로 지뢰지대로 들어갔다던가, 경고를 무시하고 DC(Danger Close)존으로 갔다던가.

 아니면 아예 스파이 혐의를 붙이면 평생 감옥에서 썩을 수도 있다. 억울하면 프로그래머가 와서 뇌를 직접 스캔할 것이다. 그러면 혐의가 아니라 진짜로 처벌을 받아서 감옥에 갈 것이고. 튜테는 자신의 선배 중에서 면회조차 허락받지 않은 사람을 몇 명 알고 있다.

 “이런 젠장!”

 튜테에게 그리 많은 선택지가 주어지지 않았다. 도망쳐야 한다.

 “잡아!”

 “하핫! 연막탄이다!”

 튜테는 이런 상황이 한, 두 번 겪어본 머저리가 아니다. 무려 인터뷰를 목숨 걸고 하는 참 기자(?)다. 위험에서 안전하게 대피하기 위해서 연막탄 정도는 가지고 있다. 무려 민간용 괴수 대피용 특제 연막탄이다. 시각뿐만 아니라 후각, 청각, 심지어 미각까지 차단한다. 사냥꾼한테 웃돈 주고 산 최고급. 아주 비싸다.

 “콜록! 콜록! 빨리! 콜록! 찾아야 해!”

 “미친! 이건 사람용이 아니야! 본부! 특이사항 발생! 부대 안 거수자 도주! 찾는 즉시 포박하라!”

 괴수용으로 만든 독한 물건이다. 사람에게도 통한다. 괴수한테 효과를 주기 위해서 진짜 죽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하게 만든 물건이다. 헌병들은 전부 제압되고, 연막탄 하나로 엄청난 범위의 시야를 가렸으며.

 “아으……. 죽겠다.”

 그 사이에 튜테는 철저하게 막고 있는 입구가 아니라 벽을 타고 넘어갔다. 수도원 벽이 그리 높지 않아서 다행이지.

 “그나저나 여기에는 도대체 뭐가 있기에 철저하게 막고 있는 걸까…? 지뢰 주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안으로 들어가서 이것저것 살펴보는 튜테. 그리고 그가 보게 된 것은….

 “맙소사….”

 국방성과 정부가 그토록 숨기고자 했던 전쟁의 진짜 참상이다. 국민들이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순화시킨 것이 아니라 진짜 있는 그대로의 참사.

 “특종이다.”

 쓰레기에게 주어질만한 것이 아니다.

///////

-툭. 툭. 툭.

 무심하게 책상을 두드리는 볼펜. 어두운 지하 벙커. 작은 전구에 실루엣만 보이는 얼굴.

 “허가도 없이 ‘그곳’을 들어가다니. 겁이 없군.”

 실루엣은 어떤 늙은이를 보여주고 있다. 볼펜으로 탁자를 규칙적으로 두드리는 노인을.

 “그것도 내가 금지한 지역을 말이야.”

 노인의 이름은 한스 뒷셀호프. 현장 총책임자. 지금 당장만 해도 해야 할 일이 많은 사람. 리베라의 영웅 중 하나. 시민의 방패.

 “너는 지금 죽여도 상관없다. 알고 있나?”

 그러나 책임을 알고 있는 시민들의 방패지. 쓰레기를 보호해주지는 않는다.

 “네네네네넵!”

 “이름이 뭐지?”

 “튜테 프레스티입니다! 옐로우 저널리즘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아, 그 삼류 신문사. 거기에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주 많지. 거기서 절반은 네 탓이고.”

 “…….”

 “내 이름은 알고 있을 거야. 나는 그리 착한 사람이 아니야. 특히 너 같은 놈을 만날 때는 아주 잔인해지지. 그쪽은 내 소문을 들어봤을 텐데….”

 “…….”

 “괜찮아. 지금은 안 죽인다. 안심하고 말해봐.”

 “사이코패스 요한….”

 “잘 알고 있군.”

 요한은 서명하고 버튼을 누르는 자다. 자신의 행동에 어떤 책임과 결과가 따르는지 알고 있다. 그런 일을 셀 수 없이 했다. 요한은 애국자이고, 용맹한 장군이며, 성자 같은 사람이지만.

 그 수많은 책임감 속에서 맨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자가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적이라 생각하는 자에게는 일말의 자비도 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라에 분란을 일으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자는 적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아이에게는 미안함을 가지더라도 당사자에게는 조금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다.

 눈 앞의 튜테처럼.

 “지금처럼 바쁜 시기에 이런 버러지가 들어오다니…. 필름 다른 곳에 숨긴 것 있나?”

 튜테의 양 옆에 서 있는 건장한 남자 둘에게 질문을 던지는 요한. 칼 같은 군기를 유지하고 있는 헌병이다.

 “없습니다.”

 “예비 필름은?”

 “제거했습니다.”

 “소지품은?”

 “모두 확인했습니다.”

 “좋아. 규칙대로 내보내. 다시는 보지 말자고. 너는 여기서 아무것도 못 본거야.”

 “알겠습니다. 장군님.”

 “어…. 어. 어어어어?!”

 튜테의 양 팔을 잡고 끌고 간다.

 “나를, 나를 어디로 데리고 가는…!”

 “조용히 해라. 네 소지품은 전부 압수다. 제공해주는 옷만 착용하고 추방이다.”

 “그럼 사진 한 장만 가지고 가게 해주세요! 제발!”

 “불가능하다.”

 “글 밖에 없는 기사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입 닥치지 않으면 화장터에 추방해주지.”

 “…….”

 말썽을 부리고 죽느냐, 아니면 조용히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튜테의 추방은 매우 신속하고 빠르게 진행되었다. 타고 왔던 도르니에 수송기에 올라타자 마자 쉬지 않고 날아가서 맥스 스틸 너머에 있는 골덴베르그로 바로 보내준 것이다.

 그 와중에도 옷과 소지품은 전부 빼앗기고 군대에서 보급해주는 활동복만 입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집으로 가는 기차표 정도는 제공해 주었다.

 그렇게 헌병이 사라지고 혼자 남게 된 튜테.

 “우웩!”

 입에 손을 넣고 일부로 구역질을 한다.

 거기에는 비닐로 쌓인 필름이 있었다.

 “그럴 줄 알고 숨겨 놨지.”

 기자 생활하면서 잔머리는 많이 늘었다. 누가 뱃속까지 뒤질 생각을 하겠는가?

 “이건 얼마나 가격을 해주려나?”

 그래도 쓰레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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